항해술의 분류 중 대양항해, 천문항해, 전파항해를 자세히 살펴보며, 과거에 주목받았던 항해술과 현대사회에 비중 있는 항해술은 무엇인지 그 차이점과 특성을 이해하도록 한다.
1. 대양항해
1) 항정선항법(Rhumb Line Sailing)
항정선은 각 자오선과 같은 각도로 만나는 선이므로 항정선항법은 항상 일정한 침로를 유지하면서 항행하는 항법이다.
그러므로 항로는 위도가 높아질수록 곡률이 커진다.
보기엔 평면상 가는 것 같으나 실제로는 곡률로 가는 것이다.
평면항법, 거등권항법, 중분위도항법, 점장위도항법으로 지칭하기도 한다.
2) 대권항법(Great circle sailing)
항해거리를 단축하고 연료를 절약할 목적으로 지구 표면에 있는 두 지점을 지나는 대권을 따라 항해하는 항법이다.
대권은 직선상 가장 가까운 거리이다.
- 현재 선박들의 항해는 항정선항법과 대권항법을 같이 활용하여 사용하고 있다. 즉, 전체 항로는 대권항법으로 계산하여 실제 변침점들 사이는 항정선항법으로 항해하는 방법을 이용하고 있으며 실제 항로 계산은 전자해도 ECDIS(엑디스)를 활용하여 항로를 설정한다.
- 향후 선박들의 차세대 전자항해 항해술인 E-Navigation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예상한다.
- E-Navigation은 기존 ECDIS와 실시간 위치, 통신 시스템이 결합된 항해장비로서 선박과 육상에서 모두 항해정보를 실시간 공유 가능하다. 이는 무인선박 운항체제를 가능하게 만들 기술로 예상된다.
2. 천문항해
1) 천문항해의 역사
육지로부터 멀리 떨어진 대양에서는 수평선, 태양, 달, 별 등의 천체 외에는 볼 수가 없다.
대양에서는 천체를 관측함으로써 자기의 정확한 위치를 결정하는 방법과 그에 필요한 사항을 다루는 학문이 천문항해학이다.
순수한 의미로서의 천문항해학은 1768년부터 1779년 사이에 영국 해군의 James Cook선장에 의해서 성취된 3차례의 태평양 항해 이후 점차 발전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그 후 1837년에 하버드대학 출신인 30세의 Thomas H. Summer선장에 의해서 위치선의 개념이 발전되어 summer법과 수정 summer법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1875년 프랑스 해군 중령 Adolphe-Laurent-Anatole Marca가 오랫동안 "New Navigation"이라 불리는 고도차법을 고안하기에 이르러 현대의 천문항해학을 이룩하게 되었다.
20C에 들어와 무선방위신호가 이용되었으며, 이어 제2차 세계대전 무렵부터 각종 전파측위방식이 쓰이게 되었다.
천문항해학은 천문학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는 응용과학으로 이의 발전과정은 거의 천문학의 발전과 일치하고 있다.
천체의 고도를 측정, 선박의 위치를 결정하고, 방위를 측정, 컴퍼스의 오차를 구하는 항법이다.
항해 중인 배의 위치는 해류, 조류, 바람 등의 영향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추측항법으로 구하는 선위에서 차츰 벗어나므로, 가끔 위치를 알고 있는 목표를 기준으로 해 실제의 선위를 추정할 필요가 있다.
2) 천문항해의 원리
천문항법에서는 매우 파장이 짧은 가시광선(0.000038~0.000081cm)을 이용하므로, 전파경로에서의 감쇠가 현저하고, 날씨에 따라 천측을 할 수 없는 경우에는 파장이 훨씬 긴(0.1~30cm) 전파를 이용하는 전파측위방식에 비해 많은 결점이 있다.
하늘에서 볼 수 있는 수많은 천체중에서 항해에 쓰이는 천체로는 가장 대표적인 것이 태양이며, 태양은 낮에 볼수 있는 유일한 천체로서 시간적인 차이를 가지며, 3회의 관측을 통해 선위를 결정할 수 있다.
밤이 되면 수많은 별들이 있으나 항해에 사용되는 별은 달, 혹성 중에는 금성, 화성, 목성, 토성에 한정된다.
달의 경우는 그 위상의 변화가 심하여 많은 비중을 두지 않고 있다.
가장 많이 쓰이는 천체는 57개의 항해용 항성이다.
항해에 사용되는 천체들은 육안으로도 쉽게 볼 수 있는 것으로써 하나의 천체(태양)에 대하여 육분의(Sextant)(천체의 고도를 측정하는 항해용 기구)를 이용 그 천체(태양)의 고도를 관측하게 된다.(관측고도)
그리고 그 관측 시각을 정확히 기록한 뒤, 그 관측 시각(GMT)에 대한 천체(태양)의 방위 및 적위, 그 관측 시점에 대한 가상 위치를 통하여 고도를 계산할 수 있다.(계산고도)
가상 위치의 개념은 말 그대로 가상적으로 내 위치가 현재 어느 지점에 있다고 가상하는 것이다.
위치선 하나만으로는 위치를 측정할 수 없으므로 최소 3회의 위치선 작도로 정확한 선위를 결정할 수 있게 되며 태양의 경우 시간적인 차이를 두고 3회 고도를 관측하여 얻어진 세 개의 위치선으로 선위를 결정할 수 있다.
밤에는 한꺼번에 세개의 천체를 관측하여 얻어진 세개의 위치선으로 선위를 결정할 수 있다.
3. 전파항해
현재 각종 전파를 이용한 항해장비의 발전으로 모든 항해는 이제 첨단 전파항해 장비로 거의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첨단 항해장비들이 융합되어 앞으로는 전자항해 시대에서 무인선박 체계까지 발전을 이루고 있다.
1) 초기 전파항해 장비
① 무선방위 측정기(R.D.F: Radio Direction Finder)
- 전파항법의 최초 기기로 전파가 오는 방향을 측정하여 선위를 구한다.
- 방향을 탐지하는 대표적인 형태가 루프안테나이며 이것은 코일 형태로 1회 또는 수회 감은 사각형 또는 원형 형태의 안테나이다.
② 로란C수신기(LORAN:Long Range Navigation)
- 전파항해 계기 중에서 가장 먼저 실용화된 선위측정용 계기이다.
- 주국과 종국으로 불리는 2개의 송신국으로부터 시간 약속하에 발사하는 전파의 도착 시간차를 측정하여 위치선을 구하는 쌍곡선항법장치이다.
2) 현재의 전파항해 장비
①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NNSS, 시카타, 내브스타GPS, 글로나스와 같은 인공위성 항법체계로 위성으로부터 전파의 도달시간으로 표시된 거리를 이용하여 위치를 구하는 위성항법장치이다.
대항항해시엔 최소 2개의 GPS를 갖고 가는 게 좋으며 GPS는 24개 위성을 갖고 위치를 파악한다.
② DGPS(Differential Global Positioning System)
GPS보다 정확한 위치를 측정하기 위해 고안되어 오차가 훨씬 적다.
이미 위치가 정확히 측정된 지점에 기준국의 GPS 수신기를 설치하여 관측 가능한 모든 위성을 모니터링하고 관측에 의한 위치와 이미 알고 있는 기준국의 위치를 비교하여 각 위성의 거리 오차 보정값을 산출하여 이를 라디오 비컨을 통하여 각 수신국에 방송을 하고, 사용자용 수신기는 오차 보정량을 수신하여 측정오차를 개선한다.
DGPS에 이상이 발생하여 정확도가 떨어질 때에는 즉시 이를 감지하여 경보를 송신한다.
우리나라 보정 기지국은 팔미도, 어청도, 마라도, 거문도, 영도, 장기곶, 주문진, 울릉도, 소흑산도, 소청도, 고성(거진)에 11개국이 설치되어 있다.
③ AIS(Automatic Idendification System)(선박자동식별장치)
AIS는 선박에 탑재되어 육상, 타선박 및 항공기에 선박의 신원, 종류, 위치, 침로, 항해 상태 및 다른 안전 관련 정보를 포함한 정보를 자동으로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최근 300톤 이상의 선박에 대해서는 의무 탑재를 관련 규정에서 강제하면서 선박 운항의 안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정보의 수신은 디지털 VHF 무선으로 2개의 채널을 이용하며, 수신된 정보는 전자해도를 기반으로 하는 장비를 통해 위치 및 항로를 디스플레이한다.
AIS 장비 적용 대상 * 국제 노선을 오가는 300톤 이상의 모든 선박/ 외국 영해로 나가지 않는 500톤 이상의 모든 화물선 * IMO기준 : 모든 여객선 * 선박안전법 기준 : 2톤 이상의 여객선/유람선(유선) : 50톤이상의 위험물 운송선(유조선 등) |
AIS는 선박의 종류와 위치, 침로 등의 관련 정보들을 자동으로 인근의 항로표지관리소나 항로표지로 전달하는 장비를 의미한다.
주장치는 트랜스폰더로, 항공기용으로 개발된 장비였으나 이후 선박용으로도 개발되어서 사용되는 장치이다.
선박자동식별장치는 선박의 위치를 통한 항해정보를 파악하는 것 이외에도 망망대해에서 선박끼리 서로 충돌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사용되는데 무선 신호를 통해서 주변 선박끼리 식별장치의 정보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 장치에서 발신되는 정보의 내용은 선교로 들어오는 여러 정보와 함께 선박의 블랙박스라 할 수 있는 선박항해기록장치(VDR)에도 함께 기록된다.
운항 중에 수신되는 모든 AIS데이터가 VDR에 기록되기 때문에 교차 검증이 가능하다.
선박에서 송신된 신호는 육지의 항로표지관리소와 인근의 무인등대를 통해서 최종적으로 해상교통관제소(VTS)로 전달되게 된다.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업체들도 자체적으로 AIS정보를 수집하여 빅데이터로 활용한다.
대한민국에서는 2006년 3월 24일 선박안전법을 개정함에 따라서 일정 규모 이상의 선박에 위치 송신을 하는 장비를 의무적으로 장착하게 하였으며, 이듬해 11월 이에 대한 종류와 세부 기준 등을 해양수산부 고시로 정하게 되었다.
군함은 의무대상이 아니나, 편의상 장착한다.
이게 없으면 저시정 환경에서 민수 선박이 군함을 못 보고 들이받는 등 민간에 피해를 끼칠 수 있고, 주변 영해의 파악이 용이하니 작전이 편해지기 때문이다.
노르웨이에서는 위치를 숨기고 항해하던 이지스함이 상선과 충돌해 침몰하는 사고도 있었다.
하지만 작전보안상 AIS로 위치 노출이 되면 위험할 경우엔 송출 신호를 암호화해 통신보안을 유지한다.
어선의 경우에는 고가의 AIS대신 로컬 시스템인 V-PASS(선박패스)를 장착하도록 의무화되어있다.(총톤수 10톤 초과 시 AIS의무 장착)
V-PASS는 AIS와 SART를 적당히 버무려 놓은 느낌으로 PDA와 트랜스폰더로 구성되어 있으며 비상시 트랜스폰더를 탈거하여 선박에서 탈출하면 트랜스폰더가 자동으로 비상신호를 발신한다.
이상, 대양항해, 천문항해, 전파항해를 자세히 살펴보았으며 현재 다양한 각종 전자기기를 통한 전파항해가 주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향후에도 뛰어난 성능을 가진 첨단 전자기기를 통한 전파항해로 해양사고 없는 안전한 바다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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